아름다운재단 베란다에 밭이 생겼습니다. 이름하여 분이네 텃밭.
"그게 무슨 뜻인가요?" 하는 질문이 많았는데, 정답은 마지막에 공개하겠습니다.

 

1단계  텃밭에서 키우고자 하는 모종이나 씨앗을 사와야 합니다.
          분이네 텃밭에는 상추 5종과 방울토마토, 고추를 심기로 했습니다.
          보통 상추는 씨앗을 뿌리기도 하지만, 하루빨리 삼겹살에 쌈싸먹을 욕망에 불타는 배분팀은,
          씨앗이 아니라 이미 자라 있는 모종을 심기로 합니다.

          마침 재단 화단에 거름을 준 지 얼마되지 않아서
          일반흙이라고 퍼왔는데도 시커먼게 거름토보다 더 거름집니다.



2단계  모종과 함께 흙도 사와야 합니다.
          농촌이라면 근처 질 좋은 밭에서 검은 흙을 한 자루 퍼오면 되겠지만,
          아스팔트 밖에 없는 도시에서는 종묘상에서 파는 거름흙을 준비해야 합니다.
          거름흙과 일반흙을 적당히 섞어서 밭으로 쓰게 될 스티로폼 상자를 채웁니다.

          마침 택배로 뚝배기 해물탕을 시킨 이선아 간사가 배달왔던 스티로폼 상자를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재단 간사 생일 케잌을 샀던 작은 스티로폼 2개도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부족해서 하나가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종묘상 아저씨가, 옆의 생선집에 스티로폼 상자가 많으니 얻어가라고 해서 얻어 왔는데.
          다 좋은데... 비린내가... 저는 바닥에 구멍 뚫다가 토할 뻔 했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상자에 키우는 상추가 더 잘 자랄 겁니다. 상자 자체가 이미 거름...



3단계  스티로폼 화분에 흙이 채워지면, 모종을 꺼내 심습니다.
          상추는 간격이 넉넉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금방 자란답니다.
          그리고 고추에는 대를 세우고 줄기를 묶어 줍니다.

          칠흑같이 검은 토양, 생선 양분까지 흡수하는 신비의 화분, 재배자들의 지나친 관심.
          분명 이 농사는 풍작일 것입니다.
          배분팀 간사들은 화초에 꽂아두는 영양제를 사다가 꽂자는 둥... 말도 안되는 얘기도 합니다.
          이 사람들은 토마토 따먹고 상추 뽑을 때 슬퍼서 울 사람들입니다.



4단계  밭에 이름표를 붙입니다. 이선아 간사가 이름표를 만들러 가서는 한 참을 오지 않아서, 
          뭘하
나 했는데 꼼꼼여대마왕답게 코팅까지 발라서 왔습니다.
          이제 법적으로 '明認方法(명인방법 : '찜'이라는 뜻의 법률용어)'까지 갖춰졌습니다.
          앞으로 타인이 상추를 뽑아가거나 토마토를 따면 절도죄가 됩니다.

          그래도 불안해서... 호시탐탐 방울 토마토를 따먹으러 노리고 있는
          다른 팀 간사들을 적발하기 위해 CCTV를 달자고 했지만,
          그 돈이면 방울토마토 100상자는 사먹을 수 있다고 해서 포기합니다.




5단계
  새롭게 뿌리를 내려야 하는 채소들이 자리를 잘 잡을 수 있도록 물을 듬뿍 줍니다.
          스티로폼 바닥에 구멍을 잘 뚫었는지... 물이 적당히 스몄다가 빠집니다.

          스티로폼 상자는 햇볕에 약해서 여름이면 부스러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배분팀 간사들은 각자의 주소지 구청에서 텃밭상자를 신청했습니다.
          튼튼한 텃밭상자가 오면, 이 아이들을 옮겨심을 계획입니다.
          서울 생활 16년째... 여전히 단칸 전셋집을 전전하고 있는 저보다도 더 빨리
         
내집마련에 성공하는 고추 따위들... 그것도 나라에서 주는 집으로다가...


6단계  오픈 커팅식...
          유기농답게 손가위로 테이프를 자르는 농부들...
          상추가 자라면 삼겹살을 살겁니다. 고추도 고깃집용으로 안 매운 걸로 심었습니다.
          토마토는 후식입니다.

          옥인동 베란다에 상추와, 고추와, 토마토가 잘 자라고 있는지 궁금하시면 놀러오세요.
          양손엔 삼겹살을 가득히 사들고... 참고로 부르스타는 재단에 있습니다.

  


마무리  흐뭇하게 분이네 텃밭을 바라보고 있는 최대 출자자 김진아 간사...
           거름흙은 그녀가 샀으니 말하자면 지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외 나머지들은 소작농이지요.
           하지만 지주고 뭐고 삼겸살을 사오는 사람이 왕입니다. 왕은 지주를 이기지요...

           정답 :  분이네 = 배분이네...


보태기 <아름다운재단 만들기 기금> 이란것이 있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널널한 오윤씨 사업국 배분팀임오윤 간사

공익단체와 그 활동을 지원하는 <변화의 시나리오> 배분사업을 맡고 있습니다.
blog : romaroo's 雜-log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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