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0416,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기억하는 법

사진가들이 기록한 세월호 참사 - 아이들의 방

 

 

 

 

4월 입니다. 따뜻한 바람이 불고, 예쁜 꽃들이 만개하고...누군가의 손을 잡고 밖으로 나가 거닐고 싶은 봄입니다. 

작년 4월 이맘때쯤, 저는 무엇을 했나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서울에 있는 여러 벚꽃길을 찾아보고, 어디로가면 가장 예쁜꽃을 볼 수 있을지 고민한 기억이 납니다. 청와대 앞 벚꽃길이 예쁘다 하여, 처음으로 서촌에 들렸던 기억도 납니다.

2015년 4월 오늘, 저는 똑같이 청와대 앞 벚꽃길을 지나갑니다. 작년보다 더 예쁜 꽃길, 데이트 코스로 유명해진 서촌길을 지나, 처음으로 '아이들의 방'을 보러갑니다.

 

 

'사진가들이 기록한 세월호 참사 - 아이들의 방'

 

 

세월호가 가라앉은지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눈물짓고 화내고 마음졸였으며 아직도 풀어야할 일들이 많이 남았음에 속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위한 진심어린 위로를 소흘히 할 수는 없기에, 그 마음을 전하는 방법으로 세월호 참사 1주기 사진전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사진가들이 기록한 세월호 참사 - 아이들의 방' 포스터

 

 

류가헌갤러리 2관에서 이루어지고 본 사진전은, 50여명의 사진가들이 2014년 말 부터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학생들의 방을 카메라에 담아 만들어낸 전시입니다.  

 

기억의 총체로서 3차원의 공간인 아이들의 빈방을 기록하는 일은 사진가들의 몫이였다.작년 말부터 50여명의 사진가들이 참여하여 희생학생들의 방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고, 현재도 촬영을 이어가고 있다. 각기 다른 사진의 역사와 언어를 가진 사진가들이 저마다 다른 날, 다른 학생의 방을 방문했지만 사진을 통해 망각에 저항하고자 하는 의지는 같았다.

  - 세월호 참사 1주기 사진전 '아이들의 방' 전시회 소개글 

 

 

소박한 공간에 아이들의 방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평소 다른 사진전이었다면 금방 둘러보고 나왔을 작은 공간이지만 눈으로 본 것을 마음으로 기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고 또 보았습니다.  

 

'사진가들이 기록한 세월호 참사 - 아이들의 방'  전시회 모습

 

 

방이다. 벽에 나란한 사진들과 의자에 걸쳐진 옷으로 보아 남자의 방이다. 책꽃이에 책들은 그가 고등학생임을 가늠케 한다. 일본어를 공부하는 남학생이다. 피아노와 기타를 좋아하고 악보를 보며 연습도 하는 모양이다. 모자를 즐겨쓴다.

2014년 4월 15일 방의 주인이 문을 열고 나갔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 방은 부재하는 사람을 대신하여 그를 말하고 있다.

모든것은 1년 째 그대로다. 비스듬하게 놓아 둔 컴퓨터 키보드조차 비스듬한 체다. 다만 달라진 것은 방의 주인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자' 희생자인 단원고 2학년 4반 최성호군. 방과 방안의 사물들은 여전히 존재함으로써, 부재하는 이의 부재를 뚜렸이 증거한다.

  - 세월호 참사 1주기 사진전 '아이들의 방' 전시회 소개글

 

 

 

 

관련 글/사진 더보기 멈춰진 공간의 기억 ‘아이들의 방’ 사진전



비어있는 아이들의 방을 전시회에 방문한 사람들의 마음으로 채워봅니다. 스티커를 붙이고, 노란리본을 달며 아이들을 잊지 않겠다는 작은 다짐 또한 해봅니다.

 

'사진가들이 기록한 세월호 참사 - 아이들의 방' 전시회 모습

 

전시회를 보고 돌아서는 길, 여전히 서촌은 많은 사람들의 데이트 코스로, 관광지로, 옛것을 그대로 보존한 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오고갑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 중인 곳이기도 합니다.

 

이번 주말, 즐거운 서촌 나들이를 계획하고 있으신다면 예쁜 꽃과 더불어 아이들의 방을 채울 수 있는 마음도 전해보시길 바래봅니다.

 


1. 사진가들이 기록한 세월호 참사 - 아이들의 방 전시

- 일자 : 2015년 4월 7일(화) ~ 4월 19일(일), 오전 10시 30분 ~ 오후 6시 30분(월요일 휴관)

- 장소 :  류가헌갤러리 전시 2관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7-10 / 02-720-2010)

 

 

 

2. 꿈에라도 보고싶다 - 단원고 학생 일러스트와 가족 편지 전시회

- 일자 :  2015년 4월 11일(토) ~ 4월 27일(월)

- 장소 :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지하 느티나무 갤러리 & 카페통인


 

 

 




호이호이 사업국 배분팀이형명 간사
배분으로 지구정복을 꿈꿉니다. 꼭 필요한 곳에, 가장 투명하게, 나누겠습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