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홀로사는 어르신을 위한 국배달 지원사업을 마치며 -


  비 한번 오지 않고 30도가 훌쩍 넘어가는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어 가뭄 피해가 심각할 정도에 이르고 있는 요즘이다. 한 번의 단비가 이렇게도 아쉽고 그리운 적이 있었던가 싶다. 다행히 주말쯤에는 비가 온다고 하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나아지려니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무더운 여름이 시작되면 기다려지는 것들이 있다. 더위를 식혀줄 시원한 비, 그리고 우리의 몸을 채워줄 시원한 음식들 등등.... 언제적인가 싶었던 무척이나 추웠던 지난 겨울 동안에도 매서운 추위를 녹여줄 따뜻한 그 무엇들을 기다리는 분들이 있었다. 바로 따뜻한 국 한그릇을 기다리고 있었던 많은 어르신들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아름다운재단의 ‘홀로 사는 어르신을 위한 국배달 지원사업’ 은 해를 거듭할수록 많은 어르신들로부터 기다려지는 사업의 하나가 되었다. 이미 너무 더워져버려 따뜻한 국을 생각하면 덥기까지 하겠지만, 어르신들의 따뜻한 말씀을 통해 지난 겨울의 추위를 잠시나마 생각해 보면 이 무더위가 조금이라도 잊혀지지 않을까 싶다.

  따뜻한 국 한그릇에 행복해 하셨던 전국 각 지역의 어르신들을 만나보았다.

<서울/경기 지역>
문** 어르신 어려운 형편에 몸은 예전 같지 않아 파지수집도 못하고, 정신마저 흐릿해져 구청에서 오는 도우미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바보가 되었습니다. 복지관에서 밑반찬을 배달해주고 있지만, 매운 음식을 먹으면 속이 아파 따듯한 물에 밥을 말아 반찬과 조금 먹는 것이 식사의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겨울이 되면 복지관에서 반찬과 함께 국을 배달 해 주어 맛있는 아욱된장국, 소고기국, 배추된장국에 밥을 말아 먹으니 속도 든든하고 좋았습니다. 올 겨울 그래도 국이 있어 반찬 걱정 없이 든든하게 지낸 거 같아 정말 감사합니다.

 

                                                                  <국 조리 및 국 배달 모습 @ 아름다운재단>

<충청도 지역>
박** 어르신 ▶홀로 살고 계시며 어르신은 전쟁 중에 남편을 잃고 슬하에 자녀가 없는 독거노인이십니다. 어르신은 외부활동으로 성당을 가시는 것 이외에는 없고, 심장수술을 비롯하여 관절염, 안질환 등 건강이 좋지 않는 상황이나, 국배달을 통해 편하게 식사하실 수 있어서 너무 기뻐하셨습니다. 3월이면 사업이 종료됨을 아쉬워 하셨습니다.

<경상도 지역>
신** 어르신 ▶인터뷰
자원활동가 : 음식은 입에 맞으세요?
어르신 : 평소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지만 간혹 육개장 같은 매운 국이 나오더라도 이상 하게 잘 먹게되서 스스로 신기해요
자원활동가 : 복지관 식단에 맞추다 보니 그 부분은 조금 양해 부탁드릴게요
어르신 : 전혀 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집에서 만들어 먹게되면 매운 음식을 전혀 먹 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인데 이렇게라도 여러음식을 골고루 먹게 되어서 오히려 건강해 지는 것 같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정신장애 2급 딸과 함께 생활하시는 어르신께서는 매운 음식을 잘 드시지 못하지만 국배달 서비스에서 제공되는 음식은 간혹 매워도 맛있게 잘 먹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전라도 지역>
김** 어르신 ▶오후 3시가 넘으면 항상 경로당에 가시는 어르신은 목요일 오후가 되면 경로당에 가는 일 보다 국을 기다리는 일이 더 기쁘다고 하십니다.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고깃국이 나가는 날이면 어르신 댁에 가는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어르신들이 다른 메뉴보다 고깃국을 좋아하시는 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소고기 무우국이에요. 맛있게 드세요.! 이 한마디에 어르신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십니다. 저번에 가져다 주신 국도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며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돌아가는 저희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보십니다.

이* 어르신 ▶인터뷰
자원활동가 : 어르신 안녕하세요? 복지관이에요 국이 입에 맞으시나요?
어르신 : 야야 말도 말어. 내가 이거땜시 매주 목요일만 기다리고 있어. 얼매나 맛나나 몰러
자원활동가 : 식사하시는데 불편하신 점이나 바라시는 점 있으신가요?
어르신 : 나야 그냥 감사하지, 근디 양이 좀 적은거 같어. 일주일에 마호병 하느믄 좀 적지 양좀 늘려줘
자원활동가 : 어머님 의견 반영해서 국 지원 해드릴거고요, 올해 국배달은 이제 끝나서 돌아 오는 겨울에나 다시 나올거에요.
어르신 : 아이고야 인자 이게 안나와? 인자 밥이랑 어찌 묵으라고 그러는겨
자원활동가 : 죄송한 말씀 전해드려서 죄송해요
어르신 : 그려 내년에도 꼭 줘야혀. 그 어디랬지? 먼 재단? 거기다가 고맙다고 하고 내년에 도 또 달라그려.
자원활동가 : 아름다운재단이요 어머니! 꼭 전해드릴게요!

<강원도 지역>
남** 어르신 처음 국 배달이 올 때는 몸을 조금은 움직일 수 있어서 국을 가지고 올 때면 두발로 서서 나아가 국 배달하는 분들을 맞이하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을 전혀 움직일 수가 없어, 두 발로 따뜻하게 맞아주지 못해 죄송합니다. 이렇게 저에게 관심과 사랑을 가지고 맛있는 국을 주시는데 저는 가만히 누워서 맞이해서 말입니다. 국을 가지고 오시는 분들은 항상 ‘오늘은 어떠셨나요?’ ‘어디 불편하시지는 않으셨나요?’라고 물으셨는데 그 말 한마디가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제가 누워 있으니 남편이 식사를 차리는데 옛날 남자들이 무슨 밥을 차리겠습니까. 항상 한 끼 한 끼가 걱정 이였는데 국 배달로 걱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저희에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국 배달용 보온 용기 및 국 배달 모습 @아름다운재단>

  우리 모든 사람들이 그렇지만 특히나 노인의 삶의 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 중의 하나는 식생활이다. 노화로 인해 신체기관들이 약화되면 입맛 감소 등으로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기 어렵게 되며 소화기능 감소, 만선 퇴행성 질환으로 영양 상태가 더욱 나빠질 수 있다. 이렇듯 오랜 기간 불균형한 식사를 해온 영양상태가 부족한 노인은 대부분 나이가 많이 드신, 경제적으로 열악하고 기능상태가 좋지 않아 스스로 장을 보거나 조리하기 어려운 노인 중 홀로 사는 노인의 경우가 특히 많다.

  경제적인 어려움과 거동불편으로 결식이 우려되는 이러한 어르신들에게 주 1회 따뜻하고 정성이 가득한 국을 조리하여 배달하는 아름다운재단의 ‘홀로 사는 어르신 국배달 지원 사업’으로 우리 어르신들이 조금이나마 규칙적인 식생활과 균형 잡힌 영양상태 유지 및 지역사회의 따뜻한 정을 느끼며 건강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기를 기원한다.

  이제 언제였나 싶게 무더위도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추위만큼 지내기 어려운 무더위 속에서도 부디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선선한 바람이 그리운 요즘이다.




아름다운재단의 <사회적 돌봄> 배분사업이 바라보는 복지는 "사회로 부터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권리"입니다.
주거권, 건강권, 교육문화권, 생계권을 중심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고자 합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시민이라면 누구나 갖는 권리를 지원하는 <사회적 돌봄>과 함께해 주세요! [기부참여]


 

진아언니 사업국 <사회적 돌봄> 사업담당김진아 
상식이 통하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배분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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