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의 첫날. 대학로 함춘회관에서는 한 출판기념회가 있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었던
특별한 출판기념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공익출판기금

아름다운재단에는 공익출판기금이 있습니다.
좋은 글과 생각을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는 양식있는 저자와
출판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01년 조성된 기금입니다.
이 기금은 일반 시민들의 기부금과 출판사의 출판수익의 1%, 작가 인세 1% 등을 통해 기부금이 적립되는데, 2천만원 남짓한 기부금을 모으는데 꼬박 10년이란 시간이 걸렸습니다. 좋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기 힘든 우리 사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부분이죠.

지승호| 시대의창 | 2011.07.08

하지만 더디가도 공익은 공익! 10년만의 공익출판 배분사업 개시!!
2010년 2개 단체를 선정하였고, 드디어 그 결실로 책이 출판되었습니다.



형식 따윈 벗어던지자. 인권 감수성 넘치는 출판기념회

행사장 현수막에도, 출간된 책에도 구석구석 아름다운재단 지원사업으로 제작되었다고 적어주신 글귀를 보면서
형식적인 인사가 아니라 감사함의 진정성이 느껴졌던 것은 저만의 착각이었을까요?
여느 행사라면 행사장 입구부터 핑크 리본이 달린 축하화한이 줄서있고, 정장차림의 축하사절단이 넘치겠지만
인권 감수성이 넘쳐났던 이번 출판기념회는 형식따위는 벗어던지고,
서로에게 고생했다고 격려해주고, 잘했다고 칭찬하고 축하하는 잔치 분위기의 행사장이었습니다.
(저희도 화환대신 책을 4권 구매하였습니다. *^^*)

그 중에서도 가장 행사(?)다웠던 공미정 모금배분국장님의 축하인사로 시작된 행사는
2시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를 정도로 유쾌하고 흥겨웠습니다.
거리좁히기 코너에 글을 기고한 임보라 향린교회 부목사님, 나영정 진보신당 정책연구원을 비롯해
많은 인터뷰이들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이야기, 소감을 나누는 자리가 이어졌습니다.
향린교회 국악선교단의 축하연주, 지승호 작가의 인사가 이어졌고,
그 중 백미는 단연 청소년동성애자 인권모임 '게이시대'의 축하공연이었습니다.
(현장의 모습을 모두 전달해드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네요. 게이시대는 전면거울이 달린 연습실 마련을 위해 후원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공익출판 1호『후천성 인권결핍 사회를 아웃팅하다』

이 책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등 다양한 성소수자가 모여, 모든 사회적 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를 꿈꾸며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동성애자인권연대'라는 단체에서 기획하여 출판하였습니다.
책의 내용은 미디어, 종교, 군대, 청소년, 에이즈, 가족, 동성애운동이라는 7개 주제를 놓고,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 작가가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 기록하였지만 인터뷰이들의 현실에 대한 고백록에만 그치지 않고, 우리 사회가 감추고 있는 이 사회의 불편한 진실과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치유되는 것을 넘어서 하나의 꿈으로 간직해라"
"동성애를 인정해 주면 동성애 인구가 계속 늘어나서 출산율이 낮아져 사회가 망하리라??"
"커밍아웃이 한번에 끝나겠어요? 계속해야 하는 거죠"
"동성애자들이 동성애 단체에서 활동하는 것은 그냥 운동이 아니라 자기 삶을 지키려는 삶의 일부이다. 직업은 그만두면 되지만 동성애는 그만둘 수 있는게 아니니까요"
"끊임없이 사회가 불편하게 느낄 수 있도록 의제를 던지고 싸우는 장애인 활동가처럼 특별히 불편하지 않게 살아가는 많은 사람에게 불편함을 제기하는 것, 나의 불편함이 아니라 이 사회가 불편하게 느끼도록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
- 책 본문중 일부 발췌-

 
아름다운재단은 동성애자를 지지하는건가요?

아름다운재단은 동성애에 대해 인정하고 찬성하는 건가요?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종교적 이유나 개인적 견해의 차이로 동성애혐오증이 있는 분들의 항의도 있고,
동성애자를 정신병리를 가진 환자로 치부하기도 하면서도
장애인과는 다르기 때문에 차별받는 것에 대해서는 다른 문제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재단이 믿는 것은 한가지입니다.
동성애, 이주노동자,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된다는 것.
사회적 약자에게 차별과 폭력을 가하는 사회에 대해서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차별받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권 감수성 넘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첫 번째 커밍아웃~

책을 읽는 주말동안 스스로에게 인권 결핍된 사회를 아웃팅할 자격은 있는지 묻습니다.
나는 성소수자를 나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 인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커밍아웃할 자격이 있을까?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면서 첫번째 커밍아웃은 작은 성공이었다고 자평해봅니다.
함께하는 시간동안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고, 불편하지 않았으니까요.
책을 다 읽고 나니 물론 새로운 고민도 생기네요.
앞으로 살면서 계속 닥쳐올 두번째, 세번째 커밍아웃의 순간에 난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몰랐던 혹은 알려고 하지 않았던 불편한 진실.
사실을 알고보면 불편할 게 없는 오해들과 꼭 알아야 할 진짜 사실들.
제가 그랬던것처럼 이 책을 통해 지식과 인권감수성을 한껏 충족시키시길 기대해 봅니다.


P.S. 책홍보영상


 
낯가리는 서나씨 모금배분국이선아 간사

"이 무한한 우주에 살아있는 생명체가 인간 뿐이라면, 그건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다 - Contact(1997)."  Eye contact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낯가리는 서나씨는 배분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