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에서 손님이 오셨습니다. <뺨쀼렉 도서관> 활동가 아름다운재단 방문
일상다반사 2010. 9. 27. 18:10 |2009년부터 2년 동안 아름다재단의 <변화의 시나리오>의 지원을 받고 있는 버마(미얀마) <뺨쀼렉 도서관>에서, 현지의 활동가들이 멀리 가회동을 찾아 오셨다. <뺨쀼렉>은 한국의 버마 이주노동자들과 버마 현지의 뜻있는 시민들이 양곤의 북서쪽 <아뮈따귀>라는 빈곤마을에 세운 마을 작은 도서관이다.
널널한 오윤씨의 <뺨쀼렉> 방문기 다시보기
현재 재단에서 가장 깨끗한 공간인 이사장실에 손님맞이 상을 차리고... (이사장님 미국 출장 가셨음) 열대지방에서 오신 것을 고려하여 에어컨을 미리 틀어둔다. 오늘의 차는 녹차. 나눔사업팀의 모든 간사들이 솜씨를 발휘해 보았다.
테이블에는 한국의 전통을 물씬~ 느낄 수 있는... 마가렛트(?)와 유과. 마침 추석이라 기부자들과 단체에서 재단에 많은 선물을 보내왔다. 나눔사업팀원들은 손님을 맞기 위해 괜찮은 선물을 미리 챙겨두었다. 그외의 남은 선물들은 오늘 하루 서울시내를 돌며 여러 단체와 이웃들에게 나눠줄 예정이다.
그리고 지난 버마방문에서 사온 롱지를 입는다. 통으로 박음질 된 천에 몸을 넣고 허릿자락을 잡아 매어 입는다. 버마에서는 남녀노소 누구나 롱지를 입는데... 한국에서 입으니 매우 이국적이다. 그러나 내가 입으니... 간사한 일제시대 앞잡이 같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제길.
드디어 재단을 방문한 <뺨쀼렉>의 활동가들. 재단을 꼭 방문해보고 싶었단다. 재단 각 팀을 돌아보며 우리가 하는 일, 재단이 하는 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문도 하였다. 그런데 나눔사업팀을 보실 때는 아무 말씀이 없으시더니... 기부자지원팀을 보시더니 "퓨티풀 파운데이션이라서 역시 피플들도 뷰티풀하다"고 하신다. 역시 사람은 잘 나거나 예쁘고 봐야 한다... 제길.
왼쪽부터 대학교수를 하시다가, 육아와 사회생활을 동시에 하는 것이 쉽게 허락되지 않는 버마의 현실에서 지금은 마을의 여성조직 사업을 하고 있는 체리시 님. 든든한 여성활동가다. <뺨쀼렉>의 자원활동 교사를 대표해서 온 묘딴다 님. 그녀는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자격시험도 합격했지만, 시골출신에 여성, 든든한 뒷배경이 없는 처지라서 임명을 받지 못했다. 그리고 <뺨쀼렉>의 설립 멤버이자 운영위원장인 우에아따운 님. 역시 대학강단에서 학생을 가르치다가 은퇴하여, 동료들과 뜻을 모아 <뺨쀼렉>을 세우는 일에 뛰어 들었다.
오른쪽, 한국에 온 지 15년이 된 이주노동자방송국(WMTV) 대표 소모뚜 님. 통역을 위해 특별히 와주었다. 그는 한국에서 오랫동안 자국과 아시아 각국의 이주노동자를 위한 활동을 해왔다. 그는 그 동안 한국에서의 활동으로 안전한 귀국이 어렵게 되자, 2004년 한국정부에 정치적 난민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당국은 "귀국해도 박해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납득되지 않는 이유로 난민신청을 허락하지 않았고, 현재 언제든지 강제출국을 당할 수 있는 불안전한 지위로 난민지위인정 청구소송을 진행중이다.
왼쪽은 <뺨쀼렉>의 젊은 상근실무자 제꼬꼬 님. 미혼의 꽃미남이라... 그가 오는 지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냐는... 여자 간사들의 항의가 사후에 빗발쳤다. 제꼬꼬 님은 <뺨쀼렉>에서 먹고 자면서, 아이들과 주민들을 항상 만나는 <뺨쀼렉>의 상근자이다.
왼쪽은 <뺨쀼렉>의 젊은 상근실무자 제꼬꼬 님. 미혼의 꽃미남이라... 그가 오는 지 왜 미리 알려주지 않았냐는... 여자 간사들의 항의가 사후에 빗발쳤다. 제꼬꼬 님은 <뺨쀼렉>에서 먹고 자면서, 아이들과 주민들을 항상 만나는 <뺨쀼렉>의 상근자이다.
재단뿐 아니라 한국의 여러 NGO와 공동체 운동 현장을 배우러 온 활동가들. 재단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무척 진지하게 받아 적는다. 한마디도 빼놓지 않고 꼼꼼하게 적는다. 그리고 모금과 기부자 사업에 대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답변을 경청한다.
그 열의를 담아 통역을 해주느라, 소모뚜 님이 고생이 많았다. 소모뚜 님은 찻잔을 입에 가져가기 어려울 정도로 바빴다. 하지만 훌륭한 통역으로 오늘의 방문을 빛내주었다.
그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눈빛들을 보면서... 재단 간사이자, 한 명의 활동가로서 무심했던 나를 깊이 반성한다. 비록 작은 재단의 사업이지만 버마의 미래와 희망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생각에 감개가 무량해진다.
한국식 밥을 대접하고 싶었는데... 가회동 일대는 밥값이 너무 비싸다... 그래도 간사들도 귀한 손님이 와야지 맛을 볼 수 있는 H가든의 불고기를 대접하였다. 다들 맛이 있으시다고 하시니, 간사들은 매우 뿌듯하다. 다만 운영위원장님이 종교적인 이유로 소고기를 못 드셔서... 죄송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했지만,
대신 돌솥비빔밥을 맛있게 비우셔서 다행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헤어지는 시간, 버마 꽃미남 제꼬꼬 님의 주위로 재단 기혼 여간사(아줌마들)이 꼬인다.그들을 다 제쳐버리고 <낯가리는 선아씨>가 팔짱을 꿰찬다... 이럴 때는 낯을 안 가리는구나.
헤어짐이 아쉬운 점심이다. 저녁까지 얘기하다가 술잔이라도 나누고 싶은데... 서운하다. 특히 나는 버마를 방문했을 때 만났던 사람들이라... 더욱 그렇다. 이러다가... 내년에 또 버마로 휴가를 가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두 달의 안식월을 버마 <뺨쀼렉> 자원교사로...
끝으로... 24살 꽃청춘 제꼬꼬 님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준비했다... 감상하시라... 호홋... 그는 왼손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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