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나눔의복덕방》 2012. 7. 3. 10:29 |넌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어렸을 때 부터 한결같이 받아 온 질문이라서 새로울 것 없는 질문이지만
나는 예전부터 저 질문이 참 별로였다.
저런 질문을 처음 받았다고 기억되어지는 (사실 그 전에도 있었겠지만, 애석하게도 기억이 안난다)
초등학교 때는 자신있게 '저는 선생님이 되고 싶습니다' 라고 말했던 것 같다.
(부끄러운 장래희망 공개 -_-;; 참고로 반 아이들 중 반 이상의 장래희망이 다 선생님이었던 시절 )
하지만 그 이후에는 '선생님'이라고 하는 직업에 확신도 없었고,
그렇다고 다른 장래희망을 말하기에는 내가 너무 지조없게 느껴졌고
'장래희망이 없다'고 말하기엔 내가 너무 희망 없는 아이처럼 느껴져다.
그래서 이렇다할 고민없이 청소년기의 내 장래희망은 계속 '선생님'이었다.
그렇다고해서 내가 '선생님'(속마음이 어떻든간에 공식적으로)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고해서 뭐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선생님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자질이 필요한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그 직업을 갖게 됨으로써 어떤 삶을 살게 되는지, 내가 제대로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심지어 선생님조차도.
도대체 왜 물어보는거야? 아무것도 안해주면서!!! 라고 생각하곤 했다.
정작 대학진학을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머리 터지게 고민할 때는
아무도 나에게 내 꿈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았다. 단지 어느대학, 어느 과에 가고 싶냐고만 물어봤다.
2011년이 끝나가고 있을 무렵, 청소년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다는 기부자가 재단으로 찾아왔다.
현재 재단이 할 수 있는 청소년 관련 사업과 재단이 하고 싶은 사업, 기부자의 욕구를 서로 나누고 조율하길 몇 주.
재단과 기부자, 단체의 욕구를 서로 맞추고 논의를 거친 끝에 (이게 바로 중개사업!! 복덕방 업무)
'2012년 청소년 진로탐색지원사업'이 '공간민들레'와 함께 시작되었다.
2012년 청소년 진로탐색지원사업은 서울소재 인문계고등학교, 특성화 고등학교, 대안학교 십대 후반 청소년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진로를 탐색하는 과정을 공유하고, 진로교육의 로드맵을 만들어 진로교육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만들어내는 청소년 자기 길 찾기 지원사업입니다.
'모든 교육은 진로교육입니다' 라고 공간민들레는 말하고 있다.
일상에서 주어지는 모든 자극들이 실제로 진로를 결정하게 만든다고.
그래서 청소년들이 본인의 일상에서 '자기 길 찾기'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디자인 해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요즘에는 청소년 진로교육이 많이 보편화 되고 자료도 많아졌지만
진로교육이 단순히 직업체험이라는 편견이 크고, 각 프로그램들은 단절되어 큰 그림으로 보기가 쉽지 않다.
이런 직업체험들이 진로를 찾는 과정에서 최선일까?
이 지원사업의 목적은
일반학교 청소년, 대안학교 청소년, 위탁학교 청소년들이 본인에 맞는 진로탐색 과정을 공유하여,
전체 청소년에게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청소년 진로탐색 로드맵을 만드는 것
진로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각 전문가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고민할 수 있는 허브 역할을 공간민들레가 하는 것
진로교육이 진학 및 취업을 넘어서 삶 전체를 바라보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을 만들어 내는 것
참가한 청소년들이 스스로 자기 자신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삶의 목표를 세우고
자신에게 맞는 길 찾기 경험을 통해 진로탐색의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래서,
다양한 유형의 청소년들 (인문계 고등학교, 특성화 고등학교, 대안학교)이 각각 커뮤니티 그룹을 이루어
삶 속의 나의 입장을 정리하고, 명사 초청강연, 심화 인터뷰, 자서전 준비 등을 통해 나를 돌아보고
인턴십 활동을 통해 세상을 돌아보고
걷기 여행을 통해 과정을 돌아보고
포트폴리오 작성과 발표회를 통해 일련의 과정을 정리하며 자신의 진로탐색 로드맵을 작성하게 된다.
사실, 1년만에 진행하면서 무엇인가 결과를 내놓기에는 쉽지 않는 사업이지만
함께 해주는 '공간 민들레'가 있어 그 과정이 더욱 기대되는 사업이다.
내가 청소년 때 이런 과정을 겪을 수 있었다면 난 나의 진로에 대해서 어떤 그림을 그릴 수 있었을까 생각하면서
응원을 보낸다. 퐈이야~
덧. 벌써 사업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데 지난주에는 방학 기간 동안 할 인턴십 활동의 면접이 있었다
면접이라니 너무 궁금해서 슬쩍 뒤에서 지켜봤는데, 내가 더 두근두근!! 처음 보는 면접에 아이들은 긴장!
끝난 뒤 아쉬움이 많은 표정이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기특하다
(엄마 미소가 지어지는 걸 보면 나이먹었다 ㅠ)
지애킴 모금국 중개사업 담당│김지애 간사
그렇게 안보이지만 사실은 낯가림, 오덕기질, 소심함 보유자. 그리고 몽상가적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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