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이 선물한 無더위, 대신 전달해드렸습니다.
《나눔의복덕방》 2012. 8. 10. 17:21 |진짜 앵간히 더웠다.
평소 추위보다는 더위를 택하겠다는 말버릇을 취소하고 싶을만큼 더웠다.
연일 폭염에 대한 뉴스와 심각함이 보도될만큼 7, 8월 내내 '더위'는 우리의 주요 화두였다.
처음에 '홀로사는 어르신을 위한 無더위 캠페인'을 논의하면서 캠페인을 통해 모금을 하고
그 모아진 금액으로 배분하는 시점은 8월 중순 이후에 시작해서 9월까지로 생각했다.
캠페인의 모금액에 따라 배분금액이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상상을 초월하는 더위였다.
캠페인 모금이 완료되고, 그때서야 어르신들께 여름이불과 선풍기를 드리면 너무 늦어 조급함이 생겼다.
그래서 서둘러야했다.
처음에 기획했던 4,600만원 규모의 배분을 먼저 시작하고, 더욱 더 모금을 열심히 하기로 했다.
협력단체인 한국노인종합복지관에서도 서둘러서
홀로사는 65세 이상 어르신 중에서 선풍기와 여름이불이 없으신 저소득 어르신을 선정해주었다.
사실, 모든 어르신들께 드리면 좋겠지만 4,600만원 규모로 모든 어르신께 드리기가 어려워 선정은 어쩔 수 없는 과정이다.
이미 1,510명의 전국의 어르신께 여름이불과 선풍기를 전달해드렸다.
전국의 노인복지관에서 어르신들께 잘 전달해드리지만,
기부자님들께 생생한 현장을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에 상임이사님을 포함한 재단에서도 서울지역 배분에 동행했다.
이번에 선풍기는 상대적으로 전기료가 싼 지방위주로 배분을 했기 때문에
이날 찾아뵙는 서울의 어르신댁에는 여름이불만을 가지고 찾아뵈었다.
이게 바로 이번에 지원된 여름이불!!
이불과 베개가 한 셋트로 되어 있다. 까실까실하고 시원한 여름이불이다.
첫번째로 찾아뵌 어르신댁.
지하는 아니지만 창문도 없는 좁은 방, 올 여름 얼마나 더우셨을지 상상도 안된다.
분홍 여름이불을 받으시고는 '아까워서 못 쓰겠다'고 말씀하시는 할머니.
취미로 그림을 그리신다며 보여주시는 할머니,
마찬가지로 취미로 그림을 그리시는 김미경 상임이사님은 완전 감동하신 듯 하다!
잠시 앉아서 할머니 그림 솜씨를 감탄하다가 서둘러 두번째 어르신 댁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어르신 댁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좁은 골목들이 마음을 아리게 한다.
두번째 어르신 댁은 혼자 생활하시는 할아버지신데 연세가 90세가 넘으셨다고 한다.
근처 복지관에 점심식사를 하러 가셔야 하기 때문에 얘기는 오래 나누지 못하고 인사만 드리고 나왔다.
세번째로 찾아뵌 어르신 댁에는 다 같이 들어가서 약간의 담소를 나눴다.
좁은 방이지만 참 깔끔하게 정리해 놓으신 할머니.
냉장고에서 시원한 건강음료를 꺼내주셨는데 한사코 사양해도 자꾸 권하시는 모습이 정말 우리 할머니 같으시다.
약간의 담소 후에, 아쉬운 인사를 하고 나오려다 장농 속에 두꺼운 겨울이불이 눈에 들어온다.
사실 처음에 노인복지관협회에서 여름에 어르신들 여름이불이 필요하다고 했을때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좁은 방과 두꺼운 겨울이불이 주는 여름풍경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르신께 여름이불이나 선풍기를 드리면서 담소도 나누고 안부도 묻고, 건강도 살피고.
이렇게 1,510명의 어르신께 여름이불과 선풍기를 지원해드렸다.
어떤 사람에게는 1,510이라는 숫자가 많게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고령화와 함께 일상적 위험에 취약한 65세 이상의 1인 가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2012년 전국 노인 수는 5,889,675명
2012년 전국 독거노인 수 1,111,385명
2012년 전국 독거노인 중 소득, 주거, 건강, 사회적 접촉 수준 등이 열악하여
사회적 보호가 반드시 필요한 요보호 독거노인은 191,158명.
아직 갈길이 멀지만
당신이 선물한 無더위, 그 따뜻한 마음의 온도가 어르신의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고 있다.
덧. 이 포스팅을 한 이후 현재는 2차 배분 진행중입니다.
지난주 금요일(8.17)에 각 기관으로 선풍기와 여름이불을 전달했습니다.
각 기관에서 어르신께 전달해드리면 이렇게 배분은 마무리 됩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9월에 더 자세한 소식으로 포스팅 하겠습니다~ :D
기부해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지애킴 모금국 중개사업 담당│김지애 간사
그렇게 안보이지만 사실은 낯가림, 오덕기질, 소심함 보유자. 그리고 몽상가적 기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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