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해주신 분들의 뒷이야기]

드디어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황금같은 토요일, 하루 종일 자원활동 오시기를 초청하면서 또 하나의 부탁 말씀을 드렸습니다.

바로 자원활동 이후 참여 후기를 부탁드린 게지요.
자원활동 오시기 전에는 물론 그러마~ 하고 흔쾌히 수락해주셨는데,
과연 몇몇 분들이 후기를 보내주실까 쪼~끔~ 의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제가 부탁드렸던 분들 모두에게서 후기가 왔습니다. 처음에 짤막하게 부탁드렸는데, 모두들 너무 진지하게 솔직하게 써서 보내주셨습니다. 모든 분들의 모든 후기의 내용을 공유하고 싶지만, 스크롤의 압박이 만만찮은 관계로(^^) 공통된 내용을 모아모아 정리해보았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서 좋은 경험이었다는 내용을 많이 주셨습니다. 다문화 관련하여 평소의 생각도 좀 바뀔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는 말씀도 해주셨구요.
모쪼록 하루의 작은 경험이었지만, 우리 사회의 다문화 관련하여 더 많은 활동으로 거듭 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책뿐만 아니라 우리의 활동에도 날개를 달 수 있기를~~


먼저, 오전에는 성공회대의 박경태 선생님으로부터 다문화 관련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강의로부터 다문화에 대한 그간의 인식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후기에도 이번 강의에 대한 생각들을 많이 적어주셨습니다.
강의하기에 너무나 열악한 환경이었고, 또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열강해주신 박경태 선생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 오전에 강의를 들으면서 우리가 할 책나눔행사가 기존 다문화 프로그램들보다 의미 있게 다가갔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우리나라에 사는 아시아 사람들이 한국어를 공부하고 김장하는 법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들이 정체성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책을 정리하면서 잠깐 보았는데 생각보다 종류가 다양했고 현장에서 구매할 때 얼마나 고심해서 고르셨을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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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자국의 다문화 복지 방법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도 없었던 내게 있어 교수님의 말씀은 정말 마음에 와 닿았다. 그리고 이주민의 문화를 존중하는 책날개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새삼 깨닫게 되었다.


- 다문화 사회에 관한 강의가 특히 인상 깊었다. 부끄럽지만, 다문화 가정 돕기 봉사 동아리를 운영하면서도 다문화 가정의 실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음을 느꼈다. 가능하다면 부원들 모두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였다.

- 솔직하게, 그 전까지 다문화가정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들이 어떠한 어려움에 처해 있는지도 몰랐고, 그들을 위한 봉사라고 하면 한국어나 한국음식 만드는 방법 등 우리의 문화를 알려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도움은 ‘소통’이 될 수 없고, 일방향적인 ‘전달’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 사업에 참여하게 되면서 깨달았다. 다문화 가정에 모국어로 된 책을 읽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단순히 그들이 읽을 책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일방향적인 ‘전달’에서 쌍방향적인 ‘소통’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들이 한국에 이민 와 한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려 함을 뜻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땀 흘리고 움직이면서 책 분류하고 옮기고 하는 과정에 대해 말씀해주신 후기들입니다.



- 우리나라는 우리나라말, 우리나라 문화 가르치기에 급급한데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 했던 봉사활동은 무척 뜻 깊었던 것 같다.
- 박경태 교수님의 강연, 준비운동, 책배분 활동까지.. 정말 많은 것을 배우고 가는 하루였다. 도서관 지킴이로 일을 맡았던 나는 13000여권의 책에서 그 일부가 구미종합사회복지관으로 전달 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었다. 생소한 언어로 쓰인 책들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어서 이 책들이 전달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도왔다. 이 행사에 참여하신 고등학생들부터 30~40대 분들 까지 모두가 정말 열심히 일을 하셨다. 여기서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분들이 즐겁게 일을 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 자신도 매우 즐거웠기 때문에 토요일 황금 주말을 이렇게 보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내년에도 꼭 참가하고 싶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팔 다리가 근육통으로 쑤시고 아파도 마냥 행복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책을 받고 기뻐하실 분들 생각 때문일까:)
이 책날개 행사는 우리 사회의 다문화 정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잘 보여주는 본보기라고 생각된다. 우리의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문화를 인정해주고 우리 사회에서 한 존재로 인식해줄 때에서야 비로소 다문화라고 할 수 있다.
- 그동안 다문화라는 것을 단순히, 우리나라에 온 이주민들이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적응하며 사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서 우리도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 자신도 모국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다문화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 책을 나르면서 느낀것인데, 필리핀, 중국, 베트남, 3나라 각국마다 책에서 고유한 냄새가 났다. 특히, 베트남 책에서는 향신료 냄새가 너무 강해서 책이 섞여도 글자로 구분하지 않고 냄새로 구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처럼 각국의 책별로 다른 냄새가 났듯이 우리나라의 책에서도 외국인들이 느끼기에는 희한한 냄새가 날 것이다. 하지만 서로에게 불쾌한 냄새일지도 모르는 각
국의 책들은 똑같은 '책'이라는 개념 밑에서 누구에게나 교양을 주고 사랑을 준다.
이처럼 각기 다른 냄새가 합쳐졌지만 책장에 사이좋게 차곡차곡 꽂힌 각국의 책들을 보며 우리 인간들도 어쩔 수 없는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어우러진 사회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서로 다른 냄새가 어우러져 뿜어내는 그 향이 대한민국 코에 박혀 아무 거리낌도 없이 모두가 익숙해지는 그 날이 왔으면 좋겠다.
봉사활동을 하며, 모국어로 된 책을 읽으며 좋아할 아이들을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졌다. 모국이 그리운 아이들에게는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고,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엄마의 국가를 경험해볼 수 없었던 아이들은 이 책을 통해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가 태어난 국가를 사랑하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한 이 책을 계기로 한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은 모국어로 된 책을 읽으며 친구들에게 자신의 나라에 대해 소개를 해주기도 할 것이며, 차별을 받거나 적응이 힘들었던 아이들은 친구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연결고리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 <책날개를 단 아시아>는  나에게 다문화 가정에 대한 이해와 봉사를 깨닫게 해준 뜻깊은 활동이자, 잊지못할 소중한 경험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행사에 참여를 하게 되었고, 뜻을 같이 한 많은 봉사자들과 함께 땀을 흘릴 수 있게 되어서 너무나 기뻤으며, 마음 한 켠으로는 뿌듯한 자신을 발견하였다. 처음에는 다소 어색했던 분위기가 금새 가족 같은 분위기로 바뀌었고, 우리는 마지막까지 즐거운 마음으로 시간 가는 줄 모른 채 배분작업을 하였다. 작업양이 많아지면서 육체적으로 피로감이 몰려드는 데도 불구하고,  힘든 내색 없이 웃으면서 일을 하는 봉사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뿌듯해짐을 느꼈다. 그리고, 이 책을 받고 호기심에 가득찬 표정으로 기뻐할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까 저절로 책 하나하나에 정성과 마음이 담겨졌다.



행사 중 그 바쁜 시간에 자원활동가들이 해야 했던 또 하나의 미션!
바로 책을 받게 될 이주민에게 한마디 소감 나누는 일이었습니다. 시간 나는 틈틈히 작은 마음을 담아주신 카드는 잘 포장되어 20개 도서관에 잘 전달되었습니다. 활동하시는 내내 전하고자 하는 그 마음들이 우리 도서관의 이주민들에게 올곧이 전달되길 바라고, 또 그것이 또다른 다문화 사회를 만들어내는 작은 기반이 되었으면 합니다.



 
창+문 모금배분국박정옥 간사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와 문제를 들여다보고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눔을 배우고 있습니다. 나눔이 우리 사회를 다르게 볼 수 있는 창과 실천할 수 있는 문이 되었으면 합니다.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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