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양곤까지... 28시간.

여름휴가를 다녀오는 김에,
2008년부터 재단이 지원해오는 <뺨쀼렉 마을도서관>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이 도서관은 우리나라의 버마(미얀마) 이주민과 현지 사람들이
수도 양곤 외곽의 빈곤마을에 지은 도서관이자 야학입니다.

혼란한 정치상황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버마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선량한 사람들이 사는
아름다운 불교국가이기도 합니다.   



  


  


 

먹고, 자고, 놀고... 헤매고

도서관을 방문하기 전에 버마를 여행했습니다.
호수와 평야... 경이로운 역사유적이 가득한 나라입니다.

마침 월드컵 시즌이라
저녁이면 선술집에서 사람들과 중계를 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자... 이제 놀만큼 놀았으니,
<뺨쀼렉 마을도서관>으로 찾아갑니다.



 



 
꽃을 심는 손

양곤 서북쪽으로 차로 두 시간 정도를 달려
<뺨쀼렉 마을도서관>이 있는 '아뮈따귀'라는 마을에 도착했습니다.

도서관을 운영하는 우아운따운 운영위원장님을 비롯하여
활동가들과 자원교사 선생님들이 맞아 주셨습니다. 

<뺨>은 '꽃', <쀼>는 '심는', <렉>은 '손'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뺨쀼렉.... '꽃을 심는 손'이라는 뜻입니다.






가난한 조국을 위해

<뺨쀼렉>을 처음 만든 사람은 우아운따운 운영위원장와 소울린 씨입니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가르치다 은퇴한 우아운따운 씨는
변호사 일을 하고 있는 친구 소울린 씨와 
가난한 조국의 사람들을 위해, 이곳에 도서관과 야학을 짓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알게 된 젊은 이들이 실무자로, 자원교사로 함께 하였습니다.
또한 한국의 버마 이주민들도 동참하면서...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사업에 신청하게 되어, 마침내 도서관이 지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버마말을 몰라서


그래도 멀리서 지원단체의 실무자가 왔다고
많은 준비를 해 놓았습니다.

지난 1년간의 사업진행 서류들과 영수증들을 빠짐없이 정리해서
보여 주었습습니다.
하지만... 저는 버마어를 몰라서... 더듬더듬 물어물어 읽어야 했습니다.

비록 재단 담당자인 저는 현지 사업자료를 다 알아보지는 못하지만,
이 사업의 신청을 함께 했던 한국의 버마 이주민들을 통해
결산과 보고를 연말에 다시 받을 예정입니다.
 

 




마을이 달라지고 있어요.


현재 <뺨쀼렉>의 장서는 300여권,
매우 부족한 분량이지만... 정성들여 표지를 싸고, 대출장부를 만들어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인구 5만여명이 밀집한 아뮈따귀 마을
청년들이 일거리가 없어, 당구와 카페에서 시간을 죽이기 일쑤였는데...   

<뺨쀼렉>이 생기면서 책도 읽고... 독서 모임도 가지면서
마을 청년들이 생활과 생각이 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실눈을 뜨고 <뺨쀼렉>을 보던 마을사람들도,
점차 <뺨쀼렉>의 야학에 아이들을 보내고
<뺨쀼렉>이 준비한 마을 꽃밭 가꾸기, 여성 보건 교육 등에도 함께하는 등...
도서관은 점차 마을에서 중요한 장소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조국의 미래가 담긴 빛나는 눈동자

버마는 다른 빈곤국가들과 달리 국민의 문맹율이 20%도 되지 않습니다.
어릴 때부터 불교사원에서 글을 배웁니다.

아직 산업과 일자리가 부족한 나라에서,
교육은 가난을 벗어나기 위한 유일한 방법입니다.

<뺨쀼렉>에는 매일 저녁 학생들의 야학이 진행됩니다.
양곤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과 인근 학교의 교사들이
자원교사로 <뺨쀼렉>을 찾아와 수업을 진행합니다.

똘망똘망한 80개의 눈들이 반짝입니다.
버마의 미래를 짊어질... 아름답고 장한 눈동자들이.. <뺨쀼렉>에 빛나고 있습니다..






버마에는 학생이 많습니다... 방문하는 도시마다 사원과 야학 등에서 밤늦게 공부하고 돌아가는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공부 방식입니다. 선생님이 칠판에 적고 읽으면, 학생들이 따라 읽습니다. 책을 들고 교실을 걸어다니며 암송을 하는 학생도 있습니다. 이것은 수학시간에도 마찬가집니다. -.-;

이 영상은 <뺨쀼렉> 야학의 고등학교 3학년 수학시간 수학시간...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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