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밖의 그림자
 
얼마 전, 이주노동자를 지원하는 단체의 한국인 실무자 선배와 밥을 먹은 적이 있었다. 그 선배는 이주노동자들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낼 때 보육비를 전혀 지원받지 못하며, 건강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아 병원에도 가기 힘들다는 사실을 전해주었다. 난 그 때 평소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한국 시민권의 힘을 알게 되었다. 나에겐 태어날 때부터 당연했던 한국 시민권이 다른 누구에게는 그림의 떡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나 할까.

위와 같은 경우처럼 제도권 내부와 외부를 구분짓는 ‘경계’를 외집단은 넘어서지 못할 거대한 벽처럼 느낄 때가 많을 것이다. 제도권의 내부에서는 그 이점을 체감하며 살지 않지만, 경계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에게는 제도권 외부의 차별에 좌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역사는 제도권 내부로의 편입을 위한 저항의 역사로 점철되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아름다운재단은 정말 필요하지만 그 필요성에 준하는 지원책이 미미한 분야들을 지원하고자 노력해 왔다. 제도권 밖의 소외감을 해소하는 것은 ‘함께 살아가는 사회’로 나아가는 첫걸음이라 인식했기 때문이다. 2006년에 시작한 장애아동청소년을 위한 맞춤형 보조기구 지원사업도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앉기’라는 인생의 사소한 과업을 체형 변형의 위험성 때문에 체험하기 어려운 장애아동청소년의 삶에 주목 했기 때문이다. 이후 7년간 진행했던 재단의 사업은 얼마 전 뉴스데스크에 보도되기도 하였다. 



<2013.2.25 MBC 뉴스데스크 中>
 

아름다운재단이 보조기구 지원 사업을 처음 시작했던 7년 전에는 장애아동청소년의 '앉기'의 문제에 대해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점점 변화의 기미가 싹트기 시작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만 하다. 그 변화의 첫걸음은 건강보험공단에서 착석보조기구 이너를 지원하기로 한 결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 구매하기에 부담스러웠던 착석보조기구 가격의 대부분을 이제는 지원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그렇기에 2012년 한해에 131명의 장애아동청소년에게 보조기구를 지원했지만, 그 외의 수많은 장애아동청소년들에게는 지원하지 못했던 아쉬움이 올해는 해소될 수 있을 것 같다. 



I Have a Dream

앉기 → 서기 → 걷기의 생애주기의 관점에 입각하여 착석보조기구, 기립보조기구, 이동형 기립보조기구를 지원하고 있었던 아름다운재단은 ‘앉기’라는 인생의 과업을 이룰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많은 이들에게 넓혀진 것에 매우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의 변화가 여기에 그치지 않도록 ‘걷기’를 위한 보행훈련 보조기구에까지 지원의 폭을 넓히려고 준비 중이다. ‘앉기’ 만큼 ‘서기’와 ‘걷기’ 역시 너무나 중요한 인생의 과업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서기’와 ‘걷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기구 역시 조만간 제도권 내로 편입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발생하기를 소망해 본다. ‘서기’와 ‘걷기’를 할 수 있는 가능성만 있다면 보조기구의 힘을 통해서라도 누구에게는 사소하지만 누구에게는 사소하지 않을 인생의 과업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은 ‘앉기’부터, 그리고 ‘서기’를 거쳐 ‘걷기’에 이르기까지.








<장애아동청소년 보조기구 지원사업>
2012년 지원개요 

 
기 간 : ’12. 2. ~ 12 / 10개월 간
 
서비스 대상 : 학령기 장애 아동․청소년
 
인 원 : 총 131명
 
지원품목 : 총 5품목 → 총 131명 지원
 
지원예산 : 보조기구 지원(현장평가 및 모니터링 비용 제외) - 248,000,000원
                   (1인당 약 1,900,000원 지원)
 ▪ 지원지역 : 서울, 경기, 인천, 충청권(기존지역) + 대구, 울산(신규지역)

 



아름다운재단의 '사회적 돌봄' 지원사업 영역이 지향하는 복지는 "사회로 부터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을 권리"를 돕는 일입니다.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으로서 시민이라면 누구나 갖는 권리인 주거권, 건강권, 교육문화권, 생계권을 중심으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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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느낌 사업국함영필
새로운 시대를 함께 꿈꾸는 '발칙한 상상가'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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